1. “우리가 보수주의를 경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보수주의에 굴복하고 지는 현상들이 더 많은가? 우리가 아주 특별한 20세기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분쟁으로 사망자가 공식으로 집계된 전쟁사망자가 20세기 백 년간 1억 8천만 명인데 이것은 선사시대 이후로 인류가 전쟁에서 죽은 숫자를 다 합쳐야 나오는 숫자입니다. 에릭 홉스봄이 <폭력의 시대>라는 저서를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까지 칭기즈 칸이나 나폴레옹의 정복시 학살 기록을 봐도 아무리 대량학살을 해도 시간문제 때문에 학살하다 중간에 그만둘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20세기에는 아무 죄의식이나 살인에 대한 관념 없이 대량살육이 가능했던 시기입니다. … 클라우제비치가 쓴 전쟁론을 보면 정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물리적 사용에는 제한이 없다고 말을 합니다. 이 결전 사상이 오늘날 서구의 군사사상으로 정립되기에 이릅니다. 얼마나 많이 죽느냐가 아니라 전쟁에서 이기냐 지느냐 이 목표가 더 상위로 올라오는 겁니다.”
2. “키신저가 최근에 워싱턴을 크로우 학파가 점령하고 있다고 경고를 했습니다. 크로우라는 사람은 1907년 영국의 외무성 차관이었어요. 1871년에 독일이 통일돼 국가주의가 발호되니까 독일의 해군력 증강은 영국에게 객관적인 위협이고 독일의 의도와 관계없이 존재 자체가 위협이라고 주장하는 적극적인 견제정책에 대하여 메모로 남깁니다. 이걸 영국이 채택을 하게 되죠. 1차 세계대전과 상관이 있습니다. 새로운 세력이 출현하는 것 자체가 위협이고 불가피하게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말합니다. 펠로폰네소스의 예에서 보면 스파르타가 강국으로 떠오르자 견제하던 아테네와 전쟁이 벌어집니다. 세력균형이 파괴될 때는 반드시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이 현재 보수적 사상의 중요한 핵심을 이루고 있는 크로우 학파라고 합니다. 크로우 학파는 현재 오바마 행정부에서 가장 핵심에 진출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존 미어사이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2011년에 한국의 외교부와 청와대를 방문했던 이 정부의 숨은 과외교사입니다. … 반면 크로우 학파의 반대파가 있습니다. 상하이 학파라고 합니다. 중국의 부상이 적대적이고 파괴적인 것이 아니며 서로 협력을 통해 공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닉슨 독트린 때 주은래와 만난 키신저입니다. 나름대로는 크로우 학파를 견제하고 있죠.”
3. “2006년에 헤즈볼라라는 NGO에 불과한 한 조직이 국방비 규모로 따지면 백배가 넘는 중동 최강의 이스라엘 공군을 괴멸시킵니다. 어떻게? 컴퓨터 해킹과 전자전, 재밍, 전자파 방해. 아주 값싼 서푼짜리 장비로 이스라엘 공군이 완전 괴멸됩니다. 그러고 나서 헤즈볼라 주도로 레바논에서 백만 명이 군중이 모여 승전축하 퍼레이드를 여는데 이게 이스라엘이 완벽히 패배한 역사상 최초의 전투입니다. 군사무기 단 한발, 총한 발 안 싸보고 이겼어요. 우리나라 예를 들면 참여연대가 공군을 완전히 초토화시켰다는 거죠. 여기서 초토화라는 것은 이스라엘 공군기를 완전히 마비시킨 거죠. 그 다음에 헤즈볼라에서 무인기에 볼트, 너트를 가득 싫어서 고성능 포탄을 텔 아비드 상공에서 터뜨려 가지고 이스라엘은 사망자가 무척 많이 나오고 헤즈볼라가 감쪽같이 은신해버려요. 그래서 공군력으로 작전이 불가능해서 2007년에 지상군 투입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상군이 들어가는 순간 또 전자전, 정보전으로 모든 이동상황을 완벽히 체크해서 헤즈볼라가 또 승전을 합니다. 그 정보전, 전자전을 한 서버가 추적을 해보니 전부 텍사스, 플로리다. 이런 곳을 통해 미국 컴퓨터를 통해 전쟁을 치렀다는 거죠. 이렇게 양상이 바뀌는 거죠. 지식으로만 이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지금 북한이 여기에 눈을 떴습니다. 지금 GPS 전자파 교란이 간헐적으로 있고 이게 전 굉장히 중요하게 봐요. 우리나라 무기체계의 80%가 민간용 GPS에 의존하고 있거든요. 이것을 알고 전자파 대역을 골라가며 잊어버릴만하면 방해전파를 쏘는데 굉장히 무섭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세계 최대의 미국 러시아 다음으로 많은 해커부대를 가지고 있죠. 이러면서 군사 혁신이 일어납니다. 지금 그러니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새로운 전쟁양상은 군사무기와도 또 무관한 그러니까 연평도 때 우리가 무기가 없어서 진 것이 아니거든요. 지식에서 진거죠. 노하우에서 진거죠. 누가 군사력으로 우위에 있느냐는 큰 의미가 없다. 국지전에서의 어떤 결과는 군사무기의 양과 질에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을 학자가 연구를 했는데 앤드류 맥(Andrew J. R. Mack)이라는 학자가 1970년에 쓴 논문에 지난 200년간 전투에서 군사력이 우위한 쪽이 이긴 비율이 70%라면 대상기간을 50년으로 좁혔을 때 45%에 불과하고. 그런데 미국도 2차 대전 이후 전면전에서 승리한 사례가 전무하다. … 앞서 말씀드린 클라우제비치나 알프레드 마한이나 이런 절대전쟁을 신봉했던 지난 100년의 군사사상이 이제는 하나의 현대적인 의미에서 수장되어야 하는 시점이 됐다는 걸 의미하는 겁니다.”
* 정보, 지휘, 장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