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yrinth란 迷宮이라고도 하며 통로와 막다른 골목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체계를 말한다. 어원은 그리스의 라비린토스(labyrinthos)로서 고대 그리스인·로마인들이 지하 또는 반 지하에 수많은 방과 통로를 빠져나오기 어렵게 배치하여 지은 건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특히 유럽의 르네상스 이후에는 높은 울타리로 갈래를 이룬 통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장식 정원에서 볼 수 있었다. 이 미로를 종교적인 영성 훈련의 한 방법으로 채택한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사순절 기간이나 고난주간에 ‘거룩한 걷기 묵상’이라 하여 고대 기독교부터 영성훈련으로 활용되었다. 원안의 길을 따라 걸으면서 자신의 신앙적 성찰을 하기도 하고 예수의 탄생과 생애, 고난과 부활을 묵상하면서 기도한다. 나무 원형에 길을 만들어 놓거나 그림을 크게 활용해 직접 걸으면서 하고 공간이 없거나 좁은 경우는 작게 그린 원을 손가락으로 짚어가거나, 눈으로 응시하며 묵상으로 기도한다. … 미로는 갈수록 중심부를 향해 간다는 것 외에는 걷는 이가 도무지 방향을 예측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올라가는가 하면 내려가고 앞으로 가는가 하면 되돌아오며 함께 걷는 사람들과 마주치기도 하고 함께 가기도 한다. 미로를 돌아 나와서 느낌을 글로 쓰고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