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gel 형이상학의 목표는 무한자는 유한자가 실현해야 할 내재적 목적telos임을 강조하고, 즉자적An sich 상태의 유한자가 삶 전체의 경험Erfahrung을 통한 자각과 반성에 근거하여 그 내재한 목적을 실현하고 즉자-대자적An und für Sich 상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서술하는 것이다. … Hegel 형이상학은 서양철학의 맥락 속에서 추구되어오던 확고한 앎을 정초하는 목표에서 벗어나 인간 삶Leben 전체의 경험Erfahrung을 통하여 무한자의 목적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Hegel 철학에서 유한자는 자기 삶의 주체 Subjekt로서 무지한 상태에서 세계를 겪어가고, 이러한 겪음의 과정들이 종국에 이르러서 어떤 하나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계기로서 정립된다. 겪음Pathos이란 일종의 신학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기독교에서 인간은 신의 피조물로서 신적 형상이 내재하여 있으며 인간의 목적Telos은 이러한 신적 형상을 발현하는데 있다. Hegel은 이것을 내재한 개념Begriff으로 규정하고, 그 개념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상태를 즉자적 상태An sich라고 불렀다. 인간은 삶을 겪어가면서 스스로 내재한 개념을 자각하고, 이것을 실현함으로써 ‘내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현실적으로 실현된Wirklichkeit 개념Begriff’으로서의 즉자-대자적An und für sich인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Hegel은 즉자적 상태에서 즉자-대자적 상태로의 전개 양상을 개념의 운동Bewegung이라 명명하였으며, 이는 개념에서 개념으로의 운동이므로 자기 동일성이 유지되면서도 처음과는 질적으로 다른 자기 실현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신이 가진 즉자적 목적을 끊임없이 규정함으로써 즉자적 상태에서 벗어나 있는 소외Entfremdung된 자신을 발견하고, 다시 자신으로 시선을 돌리는 과정을 되풀이 함으로써 실존적인 자각과 자기 반성의 과정을 거치거니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종국에는 자기 의식의 최종 목적지로서의 절대적 앎의 입장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Hegel 철학은 Kant가 규정한 것처럼 이성의 사변적 사용이기보다는 인간 실존 전체Totalität의 입장에서 사유해보고자 하는 생생한 의미에서의 생生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