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 청춘들의 현실은 ‘언제나 어디서나 있어왔던 일반적 현실’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제대로 놀지도 못한 채 20년을 고생해 대학을 들어가 한해 천만원이 넘게 바쳐가며 천신만고 끝에 졸업하면 그들을 기다리는 건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다. 유럽 같으면 폭동이 일어나고도 모자랄 현실이다. 그런 세상을 만들어놓은 기성세대 중의 한 사람이, 게다가 경쟁의 승자이자 체제 안의 전문가로서 온갖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이 청춘들에게 해야 할 첫 번째 말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나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일까 진심어린 사과일까. … 경쟁의 승자, 혹은 체제 안의 전문가로서 그들은 청춘들에게 말한다. ‘태도를 바꾸면 얼마든 나처럼 될 수 있어. 문제는 세상이 아니라 네 안에 있는 거야.’ 그들 앞에서 청춘들을 내가 게을렀다고, 내가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내가 세상의 아름다운 면을 보지 않았다고 자책한다. 약장수들은 그 대가로 거액의 수입과 명성을 챙긴다. 아무리 막나가는 장사꾼의 세상이라지만 참 맹랑한 약장수들인 셈이다.”(김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