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술가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 정치인이나 사회운동가들보다 훨씬 더 급진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진보적인 예술가들은 90년대 이후 사회운동가, 아니 정치인의 상상력을 뒤쫓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현실 정치에서 당선 가능성이라든가 실현 가능성도 중요합니다. 문제는 우리의 상상력의 최대치가 제도정당의 그것에 머문다는 건 우리가 현재 세상을 넘어서길 포기한다는 뜻이 되는 겁니다. 나는 그런 상상력의 빈곤이 답답했어요.”
2.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롬12:2) 자아의 욕망은 언제나 이미 체제에 배태된 타자의 욕망이다. 부단히 일상에 종속된 허영을 지양하며 공의를 구현하는, 사랑의 동심원적 확장이 요청된다. 난제 가운데 하나는 내가 추구하는 대안적 가치를 “재미 없어” 하는 것이다. 권위를 상실한 채 ‘재미’라는 올무 속으로 호명당한 나는 사명을 방치한 채 세속의 근사함을 잣대삼아 끊임없이 누군가와 견주게 된다. 자아가 소멸하는 듯한 불안의 두 원인은 이것이다: 사명의 퇴행과 사랑의 외도.
3. 그들이 구획한 협애한 식견과 사소한 쾌락에서 자유한다. 아, 얼마나 후퇴했던가. 나는 나의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