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가 현실의 사태에서 적실성을 검증받지 못하면 폐기된다. 그러나 폐쇄된 집단에서는 그러한 현실적 적실성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폐쇄된 집단 안의 다른 개인들이 교조적으로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면 그것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실현해야 할 계시가 되고 만다. 연합적군의 병사들을 죄고 있던 논리는 바로 이것이다.”

“폐쇄된 집단은 그 집단만이 가진 정당화 근거가 있다. 그런데 그 집단을 벗어나 좀 더 넓은, 성격이 다른 집단에 던져진 개인, 즉 집단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그 집단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다른 근거로 해명”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신이 속해 있던 집단의 이데올로기, 정당화 논리를 버리는 일은 ‘전향’이다.”

* P・スタインホフ(著), 木村 由美子(翻訳), 死へのイデオロギー―日本赤軍派―(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