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새뮤얼슨(1915~2009)은 대공황을 겪으면서 케인스 경제학에 눈을 떴고, 힉스 및 프리드먼과 학문적인 논쟁을 했으며, 모디글리아니와 솔로를 후배 교수로 영입하고, 스티글리츠와 머튼을 제자로 길러냈다. (케인스만 빼고 이들 모두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물론 새뮤얼슨이 이들 중 제일 처음 받았다.) … 그가 후배 경제학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몇 가지로 나름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그는 논의의 엄밀성을 대단히 강조했다. 제약식이 있는 극대화의 충분조건과 관련하여 힉스의 조건이 정밀하지 않음을 논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엄밀하지 않은 논의는 정신적인 체조에 불과하며 그런 경제학자는 제대로 된 경주는 하지 않은 운동선수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주는 보다 중요하고 보편적인 메시지는 지적 호기심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다. 그는 호기심이 미치는 곳이면 어김없이 경제학의 로직을 적용했고 또 그 결과로 수많은 정리와 이론들을 만들어 냈고,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물론 다방면의 주제에 대해 엄밀성의 조건을 충족하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