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커 파머(P.  Palmer)는 객관주의적 인식의 구조를 ‘사실’, ‘이론’, ‘객관적’, ‘실재’ 등의 핵심 개념들의 희랍어 및 라틴어 어원 분석을 통해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첫째, ‘사실(fact)’이라는 말은  ‘만들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파케레(facere)’에서 온 말이다. 이 말은 모든 ‘사실’이 창조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며, 인식주체인 인간은 사실들을 가지고 실재를  만들어 가는 창조자로 간주되며, 인간이 만든 사실들만이 실재로 여겨짐을 시사한다. 둘째, ‘이론(theory)’이라는 말은 ‘관중’을 뜻하는 희랍어 ‘theoros’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은 앎의 대상이  ‘저쪽’ 무대 위에 있으며, 인식주체는 앎의 대상과 멀리 떨어져서 진리를 관조적으로 추구하는 관중 또는 관람자로 간주됨을 뜻한다. 셋째, ‘객관적(objective)’이라는 말의 라틴어 어원은 ‘…에  맞서다, …에 대항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인식주체가 인식대상을 자신의 필요대로 조작하고 지배하는 적대적 관계임을  내포한다. 넷째, 지식의 판별 기준이 되는 ‘실재’라는 말의 어근은 재산, 소유물, 물건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 ‘res’이다. 이 말은 실재를 아는 것은 사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그것들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것이며, 인식주체는 인식대상을 조작하고 지배하고 소유하는 관계를 가지게 됨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