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에 따르면 “자본은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경제자본’은 이 중 한 가지 유형일 뿐이다. 경제자본 이외에 가정 환경이나 가정교육을 통해 개인에게 내면화된 고급스러운 취향 및 언어 능력, 인지 능력 등도 자본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보고, 이를 ‘문화자본’이라고 명명했다. … 또한 인맥관계를 활용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개인의 차별화된 입지도 ‘사회적 자본’이라는 유형의 자본 형태로 파악하였다.” “끝으로 ‘상징자본’이 있다. 상징자본이란 예를 들어 서울대 출신이나 판사, 검사, 의사 등이 우리 사회에서 과도하게 누리는 명예와 위신과 같이 어떤 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높게 평가되도록 하는 상징적인 힘(정당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고 보고 이를 자본의 성격으로 파악한 것이다. 결국 자본이란 지배-권력관계의 유지 수단에 이용되는 모든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어떤 특정 자원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쟁취의 대상이 될 만큼 가치가 있게 됨으로써 자본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르디외는 지배-권력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획득한 일체의 가치를 일컬어 자본이라 하였다.

“오늘날 부자나 학벌 좋은 사람이 사회적으로 당당하고 권위적인 위상을 드러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를 통한 생활의 여유나 질 높은 지식의 축적이라는,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획득한 삶의 질이 그것의 실제 내용적 가치를 넘어서서 사회적 명망과 위세로 도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르디외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오인된 질서가 상징적으로 재생산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 문화자본을 토대로 한 상징권력은 교육체계를 통해 기존 질서를 정당한 것으로 승인함으로써 인위적 질서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상징적 질서가 행위자의 인식과 지각 구조를 지배하게 됨으로써 재생산되는 것이다.” “부르디외는 ‘인위적인 지배-권력관계가 사회적으로 승인된 권력 수단을 통해 정당한 것으로 오인’되는 과정을 지배집단의 의도로 이해하지 않고 ’지배자나 피지배자를 막론하고 개인의 의식 및 행위 도식 속에 내면화되어 아비튀스habitus로 된다’고 보았다.”

* 김현주(2013). <입시가족: 중산층 가족의 입시 사용법>. 새물결. 160~1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