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에서 용언이라는 것은 활용하는 말입니다. 동사, 형용사, 서술격조사 ‘-이다’, 이게 용언입니다. 그 용언을 명사형으로 만드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용언에 ‘ㅁ’이나 ‘음’을 붙이면 명사형이 됩니다. 예컨대 ‘사랑하다/사랑함’ ‘가다/감’, 이것이 제1명사형입니다. 그다음에 ‘기’를 붙여도 명사형이 됩니다. ‘사랑하다/사랑하기’ ‘가다/가기’, 이것이 제2명사형입니다. 그러니까 명사형은 이렇게 두 가지가 있어요. 또 용언의 어간에 아/게/지/고를 붙이면 부사형이 됩니다. 그 순서를 따라 흔히 제1부사형, 제2부사형, 제3부사형, 제4부사형,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다 학교문법의 용어입니다. 어떤 행위가 다른 행위의 수단이 될 때, 흔히 용언의 제1명사형에 ‘으로써’를 붙입니다. 그런데 이 표현이 왠지 좀 무거워 보입니다. ‘나는 ~함으로써 ~하겠다’, 이런 식의 표현 말이에요. 이런 제1명사형 플러스 ‘으로써’는 거의 예외 없이 제1부사형으로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문장이 훨씬 깔끔해 보입니다. 모든 경우에 그러라는 게 아니라, 문맥을 살펴서 바꾸라는 겁니다. 예컨대 ‘나는 휴전선을 지킴으로써 국가안보에 이바지하겠다’는 ‘나는 휴전선을 지켜 국가안보에 이바지하겠다’로 고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한국어답습니다. 용언의 제1명사형 플러스 ‘으로써’는 문법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좀 무거운 느낌을 줍니다. 바로 제1부사형으로 바꾸세요.”

* 고종석, <고종석의 문장>, 알마, 2014, 255~2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