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스테인]의 주인공은 고전문학을 강의하는 유태인 노교수이다. 그는 어느 날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두 학생을 향해 ‘스푸크(spook)’라고 말한다. 스푸크는 ‘유령’이라는 뜻이지만 흑인을 비하하는 뜻도 담긴 단어였다. 하필이면 그 두 학생이 흑인이었고 주인공 콜먼은 이 일로 대학 내에서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힌다.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오명을 벗고자 노력하지만 주위에서는 아무도 그를 도와주지 않는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의 강도가 거세지는 가운데, 그는 피부는 희지만 흑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백인이었고 지금껏 유태인으로 위장해 살아왔음이 밝혀진다. 대학교수였지만 흑인의 후예임을 당당히 밝히고 살 수는 없었던 것이다.”

_ 필립 로스, 2000, <휴먼 스테인> 펜/포크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