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게 해 주세요. (……) 캐서린 린튼이에요. (……) 제가 돌아왔어요. 저는 벌판에서 길을 잃었던 거예요!”

“에밀리 브론테(에밀리 브론티)의 [폭풍의 언덕]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이 도입부의 목소리에 전율하지 못하고 이십 대가 됐다면 그보다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폭풍의 언덕]은 십 대 시절에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소설이니까. 어떤 점에서 [폭풍의 언덕]은 열병의 소설이다.”

“‘왜 숱한 대중적 멜로드라마는 고전이 되지 못했는데, [폭풍의 언덕]만은 고전이 되었느냐?’ 대학 시절부터 나는 이 질문의 해답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 문학이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전히 나는 그 해답을 알지 못한다.”

_ 김연수, 2010.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