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40대에 쓰고 싶은 소설이 세 편 정도 있어요. 40대에 쓰고 싶다는 건 취재할 힘이 남아 있고, 부지런히 답사를 많이 할 수 있고, 노안이 오기 전에 자료들을 많이 읽어낼 수 있을 때, 그런 답사와 자료 조사가 되어야지만 쓸 수 있는 것들이에요. 제가 교수를 그만두면서 그런 소설 세 편 정도를 50살이 되기 전까지 꼭 세 편을 쓰겠다고 생각을 하고 나왔었고요. 그 첫 작품이 작년에 냈던 <밀림무정>이라는 인간과 자연이 대결하는 소설이었고, 지금 두 번째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괴테와의 대화>라는 책인데요. 이건 제가 교수생활 할 때, 1학년들한테 무조건 학생들한테 읽혀요. 이건 에커만이라고 하는 젊은이가 노년의 괴테를 천 번 정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그 대화를 모아놓은 인터뷰 집이에요. 항상 제가 학생들한테 이야기할 때는 천 번은 너무 많으니까 니가 만들고 싶은 인물을 백 번만 만나보라고 해요. 제가 학생들한테 일기를 쓰게 하거든요. 한 인물에 대해서 매일 백 일 동안 일기를 쓰는 거죠. 가상 인터뷰를 하라는 거예요. 그 인물에 대해서 백 번쯤 생각하면 그 인물이 자기가 자기를 아는 것보다 내가 그 인물을 더 많이 알게 되는 그런 경지까지 가는 거죠.”

_ 김탁환, 2011.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