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입생을 받은 자사고는 성적 상위권 학생들을 휩쓸어갔다. … 자사고는 도입 이후 매년 정원의 20% 이상을 상위 10% 성적 우수 학생으로 채웠다. 반대로 일반고 평균은 조금씩 미끄러졌다. 올해 일반고 신입생 중 상위 10% 학생 비중은 8.7%였다.”

“서울은 2010년 공정택 교육감 시절부터 고교선택제를 도입했다. 고등학교를 고르거나 회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고교선택제 이전인 2009년에는, 하위권이 몰려 있는 학교라 해도 그 비중은 15% 미만이었다. 하지만 고교선택제 도입 이후부터는 몇몇 학교의 하위권 밀집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더니, 2012년에는 최고 24%에 이르렀다. 2013년에는 더 심해져서 이 비율이 31.3%를 기록한 학교도 있다.”

2010년 이후의 서울은 사실상 평준화가 해체된 도시가 되었다. 대신 들어선 것은 다른 시대나 다른 지역과도 차원이 다른 고교 서열화다. 극소수 특목고와 절대다수 일반고로 나뉘는 단순한 서열화가 아니라, 고교 입학의 순간에 학생의 ‘급’이 사실상 정해진다고 믿게 만드는 촘촘한 서열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