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설 쓰느냐?’라고 생각하면 뭐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서 뭐 어떤 뭐 ‘많이 팔아서 돈을 벌겠다’라거나 아니면 ‘좋은 평가를 받겠다’라거나 혹은 뭐 ‘길이길이 이름을 남기겠다’거나 그런 목적이 처음에는 있었겠죠. 다들 그래서 시작을 했을 텐데 제가 계속 몇 년 동안 계속 이걸 써봤더니 그런 목적으로는 하기가 되게 힘들어요. 그러니까 소설 쓰기의 외부에 있는 어떤 목적을 위해서 한 1년, 2년씩 이렇게 장기적으로 계속 지속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초조해 하지 않고 나간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그런 목적들은 나중에는 다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에는 ‘왜 쓰느냐?’라는 문제로 가게 되면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고치는 즐거움. 그래서 ‘조금씩 나아지는 즐거움을 알아가기 때문에 계속 쓴다.’라고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그렇게 해서 뭐 1~2년 지나서 어떤 소설이 완성되면 소설가로서도 그렇지만, 사람으로서도 약간 다른 어떤 일을 해낸 사람이 되는 거죠. 그래서 약간 달라지는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럴 때 내가 좀 더 ‘이 책을 쓰는 어떤 사람이 됐구나’라는 걸 알 때 굉장히 보람을 느끼게 되는 거죠.”
_ 김연수, 2014.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