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는 적어도 연출하던 걸 중간에 끊고 간 게 아니었다. 당시 광우병은 가장 핫한 이슈였기 때문에 이것을 교육방송에서 민감한 시기에 방송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은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반민특위 편’은 독립유공자 이야기로 교과서에도 나온 것이고 시기적으로 민감한 것도 아니어서 (사측의 제작중단 지시가) 대단히 납득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사측은 공방위 요구도 받지 않았다. 광우병 논란 때에는 공정방송위원회가 열렸고, 내용을 전부 수긍할 수는 없었지만 여하튼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결론이 났는데 말이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몰아간 분들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다. 제작 중단 이후 제대로 해결된 게 없으니 참담했고 자괴감도 컸다. 자괴감이 들더라도 의욕이 있었다면 EBS에 남아 있을 텐데, 뭔가 할 수 있는 게 보이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회사에 남기만 하는 건 월급 받아먹는 것밖에 안 되고, 그럼 스스로가 점점 망가질 것 같았다. 어떻게든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방법은 나오는 것밖에 없었다. 분명한 건 내부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_ 김진혁, 2013.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