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격언은, 가장 호의적으로 이해된 공산주의 이념과 그 이념이 실현한 체제의 가공할 현실 사이의 대비에 의해서 정곡을 얻는다. … 가장 저명한 공산주의자들이 진실로 사람을 사랑했다고 하더라도, 그때의 사람은 그들의 관념 속에 있는 집단으로서의 인류였지, 그들의 주변에서 숨쉬고 일하고 고통 받는 개인으로서의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_ 고종석, <자유의 무늬>, 개마고원, 2002, 256쪽. 

“조지 오웰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가입니다. 이분이 인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곳에서 영국 사람들이 인도 사람들에게 얼마나 막 대하는지를 다 봤고, 런던과 파리의 빈민가에서 실제 살아보기도 했죠. 그런데 그분이 이런 고백을 해요. ‘정말 저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고 저 사람들을 돕고 싶지만 아, 저 사람들의 일원이 되기는 싫다. 자신이 없다’ 이런 취지의 말을 합니다. 저는 이게 굉장히 솔직한 발언이라고 느꼈습니다.”

_ 고종석, <고종석의 문장2>, 알마, 2014, 3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