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의 급여와 복지가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1970년대 이래로 미국의 부자들은 갖가지 싱크탱크를 만들었고 언론은 그들의 규제반대론을 마치 여론인 양 포장했다. 일례로 1978년에 제정된 항공규제완화법을 보자. 애초엔 경쟁을 자극하여 요금을 낮추고 서비스 수준을 올라가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신규 항공사들이 시장에 진입하긴 했지만 규제가 사라진 시장은 정글과 다를 바 없었다. 대형 항공사들이 소형 항공사들을 집어삼켰고, 2012년에 와서 항공산업은 규제 완화 이전보다도 경쟁이 줄었다. 당연한 결과로 규제완화 초기에 일시적으로 내려갔던 요금은 두 배 가까이 올랐다.”(이현우)

* 규제는 경쟁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것은 공정성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규칙이다. 부정적 어감이 강한 단어 ‘규제’는 올바른 번역어가 아니다. 오역을 정정하자. 탈규제의 수사학은 최소공정규칙의 파기를 부추긴다. 이는 베블런이 지목한 효율성의 주의 깊은 철회(conscientious withdrawal of efficiency), 즉 ‘깽판 놓기’의 전형이다. 1978년 이후 항공규제완화법이 초래한 미국의 현실을 톺아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