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자유는 ‘리버티’(Liberty)가 아니라 ‘프리덤’(Freedom)에 편중되어 있다. 리버티와 프리덤은 똑같이 ‘자유’라 번역되지만 실은 다른 말이다.한국어엔 리버티에 해당하는 말이 없다. 리버티가 프리덤과 구분되어 이해되거나 시민의식 속에 제대로 뿌리내릴 기회도 없었다. 프리덤은 어떤 구속으로부터 벗어난 상태, 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그러나 리버티는 사회 성원들이 서로에게 배분한 책임감을 수반한 자유다. 루소, 밀, 로크 등 근대적 민주주의를 설계한 사람들의 공통된 화두였던 그 자유다. 프리덤은 내 자유와 다른 사람의 자유가 부딪치고 침해될 수 있다. 그러나 리버티는 모두에게 평등하게 공존하는 자유다. 리버티는 시민의 교양과 닿아 있다.”(김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