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 생애에서 가장 큰 수술을 경험했습니다. 좌측 폐와 심장 사이에 있는 큰 종양 두 개를 제거하고, 개별 제거가 어려운 그 주변 작은 낭종들은 분포된 부위 자체를 절개하여 떼어 내는 수술이었습니다. 네 시간여의 수술을 마치고 마취에서 깨어나는 순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명료하게 떠올랐던 생각은 ‘내가 아직 살아 있구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하나님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이 책을 수술이 끝난 이튿날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마취가 풀리자 오히려 수술 당일보다 더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으나, 진통제를 맞고 잠시 고통을 잊을 때마다 집필에 매달렸습니다. 여러 개의 링거 줄을 매달고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 그리고 퇴원 후 집에서 꼼짝없이 누워 있는 동안, 구형 휴대폰의 문자 쓰기 방식으로 글을 썼습니다.”(김남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