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키비아데스가 연설을 마치자 “니키아스는 앞서 내세운 논리로는 그들의 마음을 돌릴 가망이 없다고 보고, 필요한 병력을 과장해서 말하면 혹시 그들이 마음을 바꿀까 싶어 앞으로 나와”(6.19.2) 말하였다. “니키아스가 그렇게 말한 것은, 엄청난 규모의 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아테나이인들이 원정을 포기하게 하거나, 그가 꼭 출정해야 하는 경우 이렇듯 가장 안전하게 출항하고 싶었기 때문이다.”(6.24.1) 니키아스의 연설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아테나이 자체와 동맹국들에서, 니키아스가 요구하는 병력을 동원할 수 없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 그러나 사태는 그렇게 진전되지 않았다. “아테나이인 한 명이 앞으로 나오더니 니키아스를 향하여 … 얼마나 많은 병력”이 필요한지를 물었고, 니키아스는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으며, 그의 “말을 듣고 아테나이인들은 당장 병력과 원정 전반에 관해 아테나이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하는대로 처리하도록 장군들에게 전권을 위임하도록 결의했다.”(6.25.1-26.1)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은 니키아스의 연설이 끝나고 아테나이인 한 명이 니키아스에게 요구하기 전에 투퀴디데스의 간략한 상황 설명이 제시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그래서 모두들 출항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장년층은 자신들이 공격하러 가는 도시들을 정복하거나, 적어도 그런 대군이 해를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청년층은 먼 나라들을 보고 겪고 싶었으며, 자신들은 무사히 귀환하리라고 확신했다. 일반 병사들은 당장에는 일당을 받고, 제국을 키워놓으면 앞으로도 항구적으로 일당을 받고 근무하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이렇듯 다수가 원정에 열을 올리자, 원정에 반대하는 소수는 반대표를 던지다가는 비(非)애국적인 인사로 낙인찍힐까 두려워 함구무언했다.”(6.24.3) 이 의견으로부터 어떤 판단이 도출되는가. 아테나이인들을 사로잡은 “욕망”은 무엇인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진전됨에 따라 아테나이 사람들 대다수는 농민이 아닌 상인으로 바뀌었으며 그들은 전쟁에서 기회를 얻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제국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지한다. 그들의 이해관계는 민회에서 논의되고 결의된다. 민회가 원정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민회 구성원의 이해관계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었다.

_ 강유원, “시켈리아에서 일어난 사건들”, 2015.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