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보았는데 놓친 것들 혹은, ‘사물에서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어떤 다른 것들을 끄집어내서 보여줬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때 참 즐겁거든요. 시인이라는 존재는 언어를 가지고 미학적인 것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는데, 시가 장황해지면 산문이 되는 거죠. 시가 논리성으로 나가면 그거는 다른 장르가 되는 거죠. 논설이나 에세이나 이런 글들이 되겠죠. 시는 언어를 쓰되 언어에서 자유롭게 되기를 바라지요. 시는 논리 너머 초논리를 추구하거든요. 그러면서 사물과 세계에 대해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는 거죠. 시는 의미가 있는 거예요. 시가 밥이나 혹은 명예를 주진 않지만, 그런 실용적인 측면이 없지만, 쓸모없는 것 중 가장 큰 쓸모를 보여주는 게 시라고 생각을 해요.”(장석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