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제 팩토리420에서 일했던 노동자 5명의 인터뷰와 3대에 걸친 세 여자의 드라마가 어우러진 영화 “‘24시티’는 3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50여년의 역사를 가진 팩토리420이 무너진 자리에 하루아침에 들어선 최상급 아파트 단지의 이름이다. 1958년, 1차 5개년 계획 경제가 끝나고 대약진이라는 정책을 내세운 중국은 중국 서남부 쓰촨성 청두에 팩토리420이라는 공장을 세우는데, 이로 3만 명의 노동자들과 15만 명의 그 가족들이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고 군수 사업이 점차 축소되면서 중국 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세우게 되고 지난 2005년, 이곳은 중국의 거대한 변화를 상징하는 아파트 단지 ‘24시티’가 되었다. 둘째, 1년이 24절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하루가 24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지아장커 감독이 ‘24시티’라는 건물을 통해 중국의 변모하는 근대 역사와 함께 그 안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인민들의 일상을 담고자 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2. 의식화는 언제 일어나는가? 미시와 거시, 서정성과 사회성이 조우하는 일상의 역사를 극적으로dramatic 재현할 때, 관객은 개인의 고민과 시대의 고민을 별개의 것을 분리하지 않는다. 의식화, 다시 말해 동기부여란 이런 것이다. ‘24 city’를 교보재로 활용하자.

3. 그리고 지아장커(賈樟柯, 1970~)를 주목하자. 그의 첫 장편(1998) “<小武>는 중국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매치기 청년의 일상을 통해 근대화와 도시화의 문제를 다룬다. … 국가관리 경제체제가 물러가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들어서는 와중의 사회적 충격과 가치관의 혼란은 상상을 초월한다. 영화는 느릿느릿한 템포로 주인공의 거동과 그 주변을 보여준다. 지아장커는 <小武>를 통해 ‘중국인들이 물질적인 만족을 추구하며 잃어가는 것들을 상기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고뇌하는 중국> 제2부 5장 “신분에서 계약으로 - 신의 배반은 어떻게 합법화되었나?”를 들춰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