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지려면 제대로 만져라, 떨어져서. 전유하려고 하지 말고 동일화하려고 하지 말고.”(장-뤽 낭시)

“나를 만지지 마라” 혹은 “붙들지 마라”는 그리스어로는 “Mè mou haptou”, 라틴어로는 “Noli me tangere”이다. 그리스어에서는 ‘만지다’와 ‘붙들다’의 두 가지 의미가 동시에 들어 있었는데 라틴어에서는 ‘만지다’라는 뜻으로만 축소되었다. 그래서 불어로는 “Ne me touche pas”로 번역되었고, 영어 킹 제임스 판에서는 “Touch me not”이라고 번역되었다. 그러나 영어 표준번역에서는 “Do not hold on me”로 번역되었고, 그 영향인지 한국어 성경에서는 “붙들지 마라”로 번역되었다(“붙잡지 마라” “만지지 마라”로 번역한 한국어 성경도 간혹 있다). 이 책에서는 ‘만지는 감각’을 이 말의 핵심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낭시는 이 점을 특별히 고려해 라틴어 번역 문장 Noli me tangere를 제목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