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osis, 비움. “전통적인 유신론은 통상 우주의 시원에 하나님이 자기 밖에다 세계를 창조하셨으며, 첫 창조는 그 자체로 완결된 좋은 창조였다고 이해했다. 하나님과 세계를 이런 구도로 간주할 때 신의 역할이란 자신이 만든 세계를 돌보고 통치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케노시스 신학자들은 하나님이 자기 밖이 아닌 자기 안에 공간을 만들어서 그곳에 세계를 창조하셨다고 이해한다. 따라서 창조란 하나님의 자기 비움 행위이며, 이것은 하나님이 자기를 비우면서까지 세계 창조를 기뻐하신 사랑의 존재였음을 말한다. 하나님은 세계를 창조하시기 위해 자신의 속성인 전능, 전지, 편재 등을 일부 희생시켜가면서까지 피조물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그럼으로써 그 피조물들이 자유의지를 갖고 신의 계속적 창조에 동역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