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76년 김명인·김승희·김창완 시인 등 젊은 시인들과 함께 ‘반시(反詩)’라는 동인을 만들었습니다. 60년대 선배 시인들이 난해하고 추상적인 시들을 많이 썼는데, 우리는 ‘일상의 쉬운 언어로 현실의 이야기를 시로 쓰고자 한다’는 의미로 ‘반시’라는 이름을 지은 것이죠. 저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현대시의 역사를 보면 최남선을 기점으로 해서 오늘까지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까. 오늘과 같은 모험적인 시들, 이른바 ‘미래파’라고 불리는 시인들이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항상 고인 물 속에 살 수는 없으니까, 시의 미래를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어는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고 시는 인간의 삶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할 때 시들이 소통의 물꼬는 틔워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