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은 선의 부패로 인한 그것의 결핍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칼 바르트, 더 나아가 C. S. 루이스에 이르기까지 견해가 일치한다. 어찌하여 선에서 악이 파생하는가. 성경은 교만을 지목한다. 즉,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얄궂게도 초인 사상이 맨 앞에 신의 죽음을 선포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민망한 일이다. 무수한 저들에게 《죄와 벌》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