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기자들’은 일상의 권태에 절어있던 30대 중반 사내에게 어느 가을날 소리없이 찾아든 축복이었다. 시간의 미화작용에 기대어 뒷날 돌이켜보는 행복 말고 순간순간 겨워했던 행복이 내 삶에 있었다면, 그것은 파리에서의 그 세 계절이었다. 나는 그 뒤 파리에서 네 해 남짓을 더 살았지만, 그 가을 겨울 봄만큼의 행복감을 다시 느끼지 못했다.”

“며칠 뒤 서울행 비행기를 탔을 때, 나는 싱그러움이 내 몸뚱이에서 빠져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싱그러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