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지금 10 중에서 한 5 정도의 수준에서 살고 있는데, 네가 4 수준으로 살 수 있겠니? 그건 못하는 거 아니냐? 사람이 레벨업을 하려고 노력해야지, 그 밑으로 떨어지면 굉장히 괴로워서 못산다’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아빠만큼 살려면 공부를 해라’라고.”
“저는 고등학교도 못 나왔다고 막 후회하고, 그런 적은 없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살다 보니까, 살아는지더라고, 사회구조가. 그러니까 살려고 생각하면 큰 돈은 못 벌어도 살아는져요, 어떻게 됐든 간에.”
“고학력자들의 노동시장과 분절된 육체 노동자들의 노동시장에서는 고도의 정신노동이나 지적활동 능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의 교육수준을 문제 삼지 않는다. 건설현장에서 질통을 나르는 데, 대형버스를 운전하는 데, 가사도우미 일을 하는 데 중졸이냐, 고졸이냐, 전문대를 졸업했느냐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업실적과 근무태도가 문제일 뿐 학력이나 학벌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저학력자들이 낮은 학력을 한탄하고 그로 인한 불이익을 몸으로 체감하는 상황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하여 고학력 중산층은 일상에서 학력 차별과 학력자본의 중요성을 빈번히 체험하는 데 비해서 저학력 노동자는 오히려 덜 그러하다는 역설, 즉 ‘학력가치 체감의 패러독스’가 성립한다.”(신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