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m 이상에서는 제 의지대로, 인간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 영역 밖이에요. 제가 가고 싶다 해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정상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엄청난 노력도 있어야 하지만 그 너머엔 뭔가 보이지 않는 기운이 있어요. 산이 결국 선택해 줘야 한다는 것이죠. 산과 통해야 한다는 겁니다. 산이 결국엔 잡아서 끌어당겨 줘야 하고 거기에 편승해야지만 정상을 갈 수 있고 산에서 살아서 내려온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혹자는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신과 인간의 경계에 있는 무엇이라고 실제 믿기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엄홍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