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자기비하가 아닌 자기부인이다. 여기서 개인적 경건은 驅逐되고, 사회적 경건이 構築된다. 자아의 위계는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하는 과정 속에서 자아의 경계로 전환되어, ‘경건을 향한 부단한 정진’(Pia Desideria)은 교만이 아닌 헌신이 된다. 이를 두고 성서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라 하며, 그와 같이 사는 자는 “세상이 당신을 모른다 하여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 앞에선 인정투쟁이 무화되기에 세상은 그를 감당할 수 없다(히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