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숨어있다. 우리는 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으니 신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없다. 알지 못하니 갈 수 없다. 어쩌면 우리는 이것에 위안을 얻을지도 모른다. 멈춰 설 곳을 알지 못한 채 계속 나아가기만 하는 것은 비극적 전망이 아니다. 그저 가는 것이다. 꿈도 없이 희망도 없이. 어디에 있는지 알면서도 가지 못하는 것이 차라리 비극이다. 저기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 닿을 수 없는 것 — 그것이 슬픔 아닌가. 슬픔을 이기려면. 내가 멈춰 선 곳에 신이 있다고 확신하면 된다.”(강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