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말로 진리를 아레테이아(aletheia)라 한다. 이 낱말에는 감추어져 있던 것(lethe)이 벗겨져(a-) 환하게 드러난다는 뜻이 깃들어 있다. 이 말과 관련해 철학자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입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인간의 영혼이란 모든 것이 환하게 제 모습을 드러내는 진리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진리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잊게 하는 망각의 레테(Lethe)강을 건너오며 육체를 옷 입음으로써 진리를 잊고 있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진리에 대한 간절한 사랑(philosophia)으로 육체의 속박으로부터 영혼을 깨끗하게 해방시키려고 한다면, 잊혀진 옛 기억을 되살려(anmnesis) 진리를 밝혀낼 수 있다(Φαίδων 72e). 그런데 망각의 늪에서 벗어나 진리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되살려낼 수 있을까? 그것은 올바른 말(logos)을 주고받는 가운데(dia-) 잘못된 생각을 버려나가는 참된 대화(dialogos)를 통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들에겐 오로지 진리를 찾아 드러내 밝혀나가는 대화의 기술(dialektike)이 필요하다. 그것을 열심히 실행하며 철학을 하였던 사람이 바로 소크라테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