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행동한 것이 타인에게 불편이나 불쾌감을 주었다면 스스로에게 상식선을 넘은 권한을 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지나친 ‘자부심’이 가져온 ‘낭패’이자 ‘실패’다. 그것은 자신의 소유(돈, 권력, 지식, 미모, 지위, 권한, 식견, 완력, 심미안, 귀하고 특이한 물건 등, 스스로 ‘가졌다’고 생각하는 모두를 포함)에 대해 성찰하지 않고, 그것을 부려 씀으로써 ‘우월감 놀이’를 즐기려던 이의 명백한 오만이다. 언제 어디서든 그 사람의 인격이 말과 행동이 되어, 자신의 신체로 흘러넘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대학』에 나오는 ‘신독(愼獨)’이란 홀로 있을 때조차 도리에 맞게 행동하고 삼가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윤리 교과서를 통해서였다. ‘혼자 있을 때조차 조심해야 한다’는 표현은 드높은 수양의 경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존경스런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해서 도망치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었다. 모든 ‘연습’은 혼자 있을 때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마음의 태도나 언행조차 몸에 쌓는 훈련 없이는 아름답게 적절히 부려 쓸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일상을 통해 삼가는 연습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은 당연히 삼가고 조심하며 경계하는 표정이나 몸짓을 연습하라는 뜻이 아니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야지, 연기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마음과 태도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내 기억에 마음을 가르치는 교과서는 없었다. 그렇다고 마음공부는 개인과 삶에 위임되었다고 말하는 건 정확치가 않다. 마음공부야말로 교육이 방치한 것 중의 하나라고 말해서 교육이 방관한 의무에 헌신해야 한다.
_ 최기숙,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