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격차의 주 원인은, 그 내부에 있지 않다. 핵심은 애당초 교육의 장(champ)에 진입할 의지를 꺾는 가정의 붕괴다. 오해하지 말라. 여기서 가정은 금권력이 아닌, 가족의 온기를 말한다.

“이 책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제4장은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외톨이 소년이 마침내 연쇄살인범으로’ 변하는 과정에 개입되는 요소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 부분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불우한 가정 환경’이 단순한 결손 가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저자가 ‘만나 보았던 살인범들은 대다수가 극빈층도 아니고 수입도 일정한 가정 출신이었다. … 그러나 겉보기에는 정상적일지 몰라도 이 가정들은 사실상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는데, 핵심적인 이유는 ‘사랑의 결여’, 즉 누군가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상실감이었다. 가끔 우리는 티브이 프로그램 등에서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으며, 게다가 부모들도 장애인인데 ‘어쩜 저렇게 애들이 착하냐’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의 아이들을 보곤 한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는 한 그곳은 결손 가정이 아니다.”(강유원)

“앤드류 솔로몬에 따르면 우울은 사랑의 결여 상태다. 우울증은 자신과 타인과 일과 생활에서 사랑이 사라져버린 삶이며, 그 무엇에서도 기쁨을 얻지 못하는 무의미함과 황폐함으로 가득 찬 쓸쓸한 내면이다. 그리고 건강한 삶을 회복할 에너지를 상실한 상태를 뜻한다. 그들에게 남아 있는 것은 끝없이 반복되는 생활에 대한 무의미한 감정과 외로움이다. 그러므로 우울증 환자에게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프로작이나 리튬 같은 약이 아니라 황폐해진 내면을 다독거려줄 사랑이다.”(김언수)

* “Whoever fights monsters should see to it that in the process he does not become a monster. And if you gaze long enough into an abyss, the abyss will gaze back into you.”(Friedrich Nietzsche, Beyond Good and Ev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