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을 외부에서 보지 말고 내부로부터 볼 때, 모든 사태는 행동이 되고, 내가 되고, 기쁨이 된다. 모든 사물과 현상을 씨ㅡ동기ㅡ로부터 본다. 이것이 나의 새봄의 담배갑에 적은 새 메모다.”(<생활의 극복> 중에서, 김수영)

“시를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면 다음 시를 못쓰게 된다. 다음 시를 쓰기 위해서는 여지까지의 시에 대한 사변을 모조리 파산을 시켜야 한다. 혹은 파산을 시켰다고 생각해야 한다. 말을 바꾸어 하자면, 시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창작과비평>, 1968년 가을호, 4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