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친구들’이란 프로그램을 만 4년 넘게 최양락과 함께 했는데 그때 형에게 배운 것으로 지금까지 먹고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는 내가 녹화에서 몹시 웃긴 날 소주를 한 잔 하는데 형이 그런다. “너 오늘 웃겼다고 생각하냐?” 지나친 겸손은 위선이라 “네”하고 대답했다. “집에 가서 방송으로 봐봐.” “뭐야, 왠 질투?” 며칠 후 방송하는 날 TV를 보니 전혀 안 웃긴다. 다음 주 녹화 때 형에게 고백했다. “정말 이상하게 재미없었어요. 왜 그럴까요?” “넌 방청객용 개그를 한 거야. ‘와’ 하는 함성에 속은 거야. 네 또래 남자가 이해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해. 머리 염색도 뭐 하려 했니. 귀고리도 쓸데없는 짓이야.” ‘아, 그렇구나!’ 그 후 나는 신념처럼 형님의 말씀을 가슴에 담고 살았다. _ 남희석, 2009/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