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폭증세는 특히 고무적이다. 지난해(4,886편)보다 2,000편 넘게 늘어 41% 증가율을 보였다. … 예심을 맡은 김민정 시인은 “SNS가 일상화돼 단문(短文)의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시에 대한 거리감도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문태준 시인은 “시는 스스로를 관조하고 회복시키는 내부의 글쓰기”라면서 “여느 때보다 시가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시의 뜨거움은 그러나 ‘분노’인 경우가 많았다. 강정 시인은 “화가 나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응모자의 트위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문태준 시인은 “시적 화자의 불안감이 느껴졌다”면서 “고해성사라든지 기도, 예배를 다룬 종교적인 시가 많았다는 점도 그런 잠재의식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른바 난해시라거나 산문시는 줄었지만, 실험 정신 혹은 운동성이 느껴지는 작품 역시 드물었다. 심사위원들은 “시와 드잡이하려는 불씨를 찾기 힘들었다. 사고나 감각의 밀도가 정체돼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