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은 피보다 진하다.”(림계진) _ 과연 그러한가. 일전에 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접하고 한때 수긍한 적 있으나 마크 마조워 <발칸의 역사>에 비추어 보면 앞의 명제는 개인에게 그러해도 사회에서 어긋난다.
라인홀드 니버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를 상기하라. 집단은 룰rule을 변경하면 될 것이나 일개 구성원에게 그것은 전향의 사안이다. 오오누키 에미코 <사쿠라가 지다 젊음도 지다>가 밝히듯 메코네상스는 ‘억압의 승화’를 위한 생존 방식이지 않나.
19세기 말은 우리 시대의 밑그림이라고, 가라타니 고진은 <제국의 구조>에서 말한다. 야마무로 신이치 <러일전쟁의 세기>를 읽고 무얼 예견할 수 있을까. 다니구치 지로가 그린 <도련님의 시대>도 참고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