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성이 사상되고 정신이 유실되니 [음식, 성형, 간통 등] 육체에 집착하는 행태가 횡행한다. 정치와 괴리된 윤리가 스토아, 에피쿠로스, 키니코스와 같은 安心立命 풍토를 낳았던 헬레니즘 시대를 연상케 한다. 사적 선이 공적 선을 잠식한 상황에서 도덕적 성찰은 쇠퇴하고 도구적 이성이 ‘인간의 조건’을 ‘동물의 조건’과 등치시키고 있다. 그로 인해 양극화 구도에서 과반의 한쪽은 “돼지들의 나라”를 희구하고, 다른 한쪽은 “염증으로 부어 오른 나라”를 추구한다. 요 며칠 청담과 압구정 일대를 오가다 쇠망의 징후가 적지 않음을 절감했다. 인근 신사동의 도산공원을 방문하였다.

2. “흥사단(興士團, Young Korean Academy)은 1913년 도산 안창호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직한 민족운동단체이다. 무실역행(務實力行)을 기본정신으로 삼고있다. 단체의 상징은 기러기이다. 흥사단이라는 명칭은 유길준이 1907년에 설립한 동일한 명칭의 단체에서 따온 것이다. 유길준은 일심회 사건으로 불리는 쿠데타 계획이 발각되었다가 사면을 받은 뒤, 흥사단과 한성부민회를 설립하여 개화 운동을 벌였다. 유길준의 흥사단은 어린이용 교과서를 편찬하는 출판 사업을 시작했으나 1911년에 해체되었다. 도산의 흥사단 결성은 1911년에 발생한 105인 사건에서 비롯된다. 이 사건으로 신민회가 해체되고 서북 지역의 항일 인사들이 대거 투옥되었다. 사건이 일단락된 뒤 관련자들은 크게 두 방향으로 항일 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이승훈과 안창호 등은 준비론에 입각하여 실력양성을 시작하였고 이시영, 이동휘, 김좌진 등은 만주로 이동하여 무장 항쟁을 준비하였다. 이때 안창호 계열이 실력양성론에 따라 창단한 단체가 흥사단이다.”

3. 사적 선에서 공적 선으로 영혼의 상승이 수반되지 않으면, 노동과 작업(poiesis)에서 행위(praxis)로 이행하지 못한다. 이것이 어느 여류 저널리스트가 ‘실천적 삶’(Vita Activa)에 근간해 고전에서 얻은 통찰이다. “밤과도 같은 낮에서 진짜 낮으로 향하는 ‘혼의 전환’이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철학이라고 우리가 말하게 될 실재로 향한 등정일 것 같으이.”(541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