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가 일러주듯이 자본주의에는 공식 경제뿐 아니라 그것의 “비-경제적인 배경 조건들”, 다시 말해 공식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유대를 생산하고 유지하는 자원 공급, 돌봄 제공, 상호작용 활동들”이 포함된다. ‘밥’으로 대표되는 온갖 신체적·정서적·사회적 양분을 섭취해야 ‘밥벌이’도 할 수 있다는 건 굳이 설명이 없어도 누구나 아는 일이다. … 프레이저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는 경제적 생산이 이런 사회적 재생산 활동에 의존하는데도 그 사실을 부인하는 한편, 더 많은 이익이라는 지상명령에 따라 재생산 과정과 역량을 끊임없이 불안정하게 만든다.(Nancy Fraser, “Contradictions of Capital and Care,” New Left Review 100, July Aug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