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4월, 다카하시가 영국의 이런저런 모임에서 가끔 마주쳤던 쿤 로브(Kuhn Loeb & Co.)의 제이콥 쉬프(Jacob Schiff)와 친교를 맺게 된 것이 일본의 금융사, 그리고 정치사에 있어서 일대 전환점이 된 것이다. 유태인이었던 쉬프는 당시 유태인을 박해하던 러시아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쉬프는 일본 국채 인수를 결심했을 뿐 아니라, 그의 알선에 의해 일본은 이후 4차례나 추가적인 외채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다카하시 고레키요의 분투와 제이콥 쉬프의 도움으로 일본은 런던뿐 아니라, 뉴욕과 파리의 시장 등에서 총액 8,200만 파운드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외채 발행 규모는 러·일전쟁에 소요된 전비의 약 40%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한마디로 외채 발행의 성공은 러·일전쟁에서 일본의 승리를 이끈 숨겨진 요인인 것이다.” _ 구라쓰 야스유키, <금융 대 국가 그 거대한 게임>, 중앙 books, 2009, 30쪽.

* 다카하시 고레키요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자 군사 예산을 축소하려다, 1936년 2월 26일 아카사카의 자택 2층에서 청년 장교들에게 암살되었다. 임종 당시, 그는 육군 황도파 암살범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바보같은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