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S. 피터즈가 교육의 개념을 나타내는 데에 사용한 initiation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한 활동의 ‘문턱에 들어서는 것’ 또는 ‘입문’을 뜻한다. 그러나 그 단어는 또한 ‘성년식’(initiation ceremony 또는 rîte de passage)이라는 의식(儀式)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education as initiation’이라는 표현은 또한 ‘입문으로서의 교육’이라고 번역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터즈 자신도 말하고 있듯이(Ethics and Education, p.55 · 285), 교육의 의미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initiation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입문’ 이상으로 의식(儀式)의 의미를 강하게 풍긴다. 독일 사람들은 피터즈의 이 아이디어를 나타내는 말로 Mündigkeit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모양인데, 이 독일어 단어는 initiation이라는 영어 단어보다는 피터즈의 의미를 훨씬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고 생각된다. 요컨대 initiation은 단순히 ‘활동을 처음 시작하여 일정한 경지에 다다른 것’을 나타낸다기보다는 ‘아이가 법적, 사회적 의미에서의 어른이 되는 것’(Mündigkeit)을 뜻한다고 보아야 한다.
_ 이홍우, <교육의 개념>, 문음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