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급한 나는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남의 책 해설이나 하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 꼭 알맞은 작업일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1930년대부터 대학에서 원서로 읽히기 시작했으나 7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 책이 제대로 이해되었다고는 단언하기 어렵”다. “논지의 전개방식에 익숙하지 못할 뿐 아니라 용어도 난삽하기 그지없어서 읽고서도 헛 읽은 것 같다는 독자들이 허다하다. 그래서 나는 <존재와 시간>을 읽지 않은 독자도 이 해설서만으로, 마치 <존재와 시간>을 읽은 것처럼, 그 책의 문제의식과 내용, 서술방식, 전개과정 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평이하고 간결하게 써주면 그것도 제법 의미있는 일이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존재와 시간>은 당시 마르부르크대학에 있던 하이데거가 쾰른대학으로 옮겨간 선임자 니콜라이 하르트만의 후임으로 오르디나리우스 프로페소르(정교수)가 되기 위해 급하게 쓴 책인데다가 내용이 전적으로 현존재 분석이므로 중언부언이 많은 책이다. 이 해설서도 자연히 반복되는 용어 사용과 문장이 많으리라고 짐작된다. 이 책으로 인해 우리나라 철학계와 독자들에게 이제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 어려운 책이라는 선입견이 불식되기를 바란다.”(2003년 2월 수지에서 九峰 蘇光熙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