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이 근대 일본인들의 가슴 속에 자리잡는 과정은 일본이 근대국민국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시도했던 전략들이 펼쳐진 과정이기도 하였다. 우리가 여기서 살펴본 것은 후지타 쇼조가 ‘천황제란 무엇인가’에서 이른바 ‘대중공작’이라 불렀던 것, 즉 ‘천황제가 국민의 행동양식, 생활내용, 사유형식을 어떻게 포착하고 있는가’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것은 패전 이후에도 일본인들의 심성에 살아남았다. 물론 현대의 일본국민은 ‘천황과 그 가족을 호기심 어린 응시의 대상으로 삼고 그들을 연예인 취급하여 황실의 뉴스와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

“열혈 극우 문인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는 이러한 상황을 ‘주간지 천황제(週刊誌 天皇制)’라 비난하면서 ‘이른바 문화개념으로서의 천황의 부활을 통한 국민문화의 소생’을 부르짖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