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 현상(The Proust Effect)은 맥락 부호화의 일종이다. “과자 부스러기가 섞여 있는 한 모금의 차가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소스라쳤다. 나의 몸 안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깨닫고, 뭐라 형용키 어려운 감미로운 쾌감이, 외따로, 어디에서인지 모르게 솟아나 나를 휩쓸었다. 그 쾌감은 사랑의 작용과 같은 투로, 귀중한 정수로 나를 채우고, 그 즉시 나로 하여금 삶의 무상을 아랑곳하지 않게 하고, 삶의 재앙을 무해한 것으로 여기게 하고, 삶의 짧음을 착각으로 느끼게 하였다. 아니, 차라리 그 정수는 내 몸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나 자신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범용한, 우연한, 죽음을 면치 못하는 존재라고는 느끼지 않게 되었다. 어디서 이 힘찬 기쁨이 나에게 올 수 있었는가? 기쁨이 차와 과자의 맛과 이어져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지만, 그런 것을 한없이 초월하고 있어서 도저히 같은 성질의 것이 아닌 듯싶었다. 어디서 이 기쁨이 왔는가? 무엇을 뜻하고 있는가? 어디서 파악하느냐? 두 모금째를 떠 마신다. 거기에는 첫 모금 속에 있던 것보다 더한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 세 모금째는 두 모금째보다 다소 못한 것밖에는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만두는 편이 좋겠다. 음료의 효력이 감소되어 가는 성싶다. 내가 찾는 진실이 음료 속에 있지 않고, 나 자신 속에 있다는 건 확실하다. 음료는 내 몸 속에서 진실을 눈뜨게 했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스완네 집 쪽으로, 66-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