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에 있어서 시간, 공간 그리고 신체를 둘러싼 질서는 자연성을 될 수 있는 한 배제하면서 인위성을 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일테면 ”자연 속에서 일정한 유용 부분만을 골라서 이용하고 나머지는 내버리든지 가치가 낮은 것으로 경시하는 부분 추출과 분류의 논리를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잡초, 잡목, 잡곡’ 등과 같은 ‘잡雜’류. 원래의 자연생태계에 ‘잡雜'’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을 리 없다. 이것은 오로지 인간이 유용한 것을 골라내려고 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되는 범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