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主觀의 상대어, 객관客觀은 어떤 맥락에서 번역되었는가. “근대 초에 서구의 개념을 일본인이 한자로 표현한 많은 숙어들이 반대로 중국에 전파 보급되었다. 科學(과학), 民主(민주), 革命(혁명), 社會主義(사회주의), 政黨(정당), 哲學(철학), 共和國(공화국), 幹部(간부), 廣場(광장), 肯定・否定(긍정・부정), 主觀・客觀(주관・객관), 抽象・具體(추상・구체) 등은 일본제라는 것이 중국 논문이나 책에 나온다.”
“일본 학자들이 번역했을 그 한자어를 풀이하면 ‘손님(客)의 시선(觀)’이다. 아무 상관 없는 손님처럼 무심하게 판단한 무엇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어떤 일이건 ‘아무 상관 없는’ 이는 아무도 없다.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이도 없다. ‘손님의 관점’이라는 (오역된) 한자어는 객관의 본래 뜻과 거의 아무 관련이 없다. ‘객관’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는 Objectivity다. 영영사전을 보면, Objectivity를 Thing in itself라고 적어두었다. 독일어로는 Ding an sich다. 개인의 관념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사물 자체라는 것이다. 이에 적합한 한자어는 사물의 속성을 뜻하는 ‘물성’(物性)이 될 것이라고, 철학을 잘 모르는 나는 감히 생각해본다.”
각주 31. 객관화objection라는 용어는 헤겔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물화Versachlichung로부터 유래했다.
각주 36. 객관화objectification라는 용어는 헤겔의 객체화(또는 대상화)Vergegenstandlichung로부터 유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