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한신 또한 대왕이 항왕만 못하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신이 일찍이 항왕을 섬겼사온대, 항왕의 사람됨을 말하고자 청합니다. 항왕이 노해 화내어 갑자기 소리치면 천 사람이 모두 나가 떨어집니다. 그러나 현명한 장수를 임명해 맡기지 못하니 이는 필부의 용맹입니다. 항왕은 남을 보면 공손히 삼가고 화기애애하게 말을 하며 남에게 병이 생기면 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나눠주다가도, 남에게 공이 있어 마땅히 봉작(封爵)해야 할 때면 인수를 새김에 각박하여 어쩔 수 없이 주니, 이는 소위 아녀자의 인자함입니다.”
“나는 얼마만큼의 병사를 지휘할 수 있는가?” “폐하는 십만 명쯤을 지휘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너는 어떠하냐?”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렇게 뛰어난 네가 왜 내 장수가 되었느냐?” “폐하는 병사의 장수가 아닌 장수의 장수가 되실 수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하늘이 내린 힘입니다.”
* 국사무쌍, 사면초가, 토사구팽, 다다익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