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마흔 살의 유치환은 통영여중 교사로 갓 부임한 한 여교사에게 반해 하루도 빠짐없이 통영우체국에 들러 러브레터를 보냈다. 1967년 사고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20년간 그가 보낸 편지는 약 5천 통에 달했다. 재미있는 것은 유치환이 매일 들러 우편을 보낸 통영우체국 바로 건너편 이층집이 그 여교사가 사는 집이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은 /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 오늘도 나는 /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정운 이영도에게, 청마 유치환의 ‘행복’)